[짚어보다] 대출이자 부담 큰 데, 금리 인하는 언제쯤 가능한가요?

[짚어보다] 대출이자 부담 큰 데, 금리 인하는 언제쯤 가능한가요?

  • 기자명 신한나 기자
  • 입력 2024.02.07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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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금융권에는 희소식이 들려왔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물가상승세 둔화’, ‘낮은 실업률’ 등을 이유로 들며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것이다. 이에 다수의 금융기관과 매체들은 올해 상반기부터 연준이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연준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재차 내리며 ‘조기 금리 인하’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이날 연준은 성명을 내고 “물가상승률이 정책목표치인 2%로 복귀한다는 ‘큰 확신’을 얻기 전까지 기준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특히 파월 의장은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이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내릴 정도로 충분한 자신감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연준의 행보에 여러 금융기관은 연준이 언제부터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인지와 관련한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본지>는 연준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시장의 예측을 제시하고자 한다.

4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한 美 연준, ‘조기 인하’ 가능성은 없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제공=연합뉴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신한나 기자] 현지시간 기준 지난 31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은 기준금리를 5.25~5.50%로 재차 동결에 나섰다. 이는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에 이은 4번째 동결이다.

연준은 이 날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성명을 통해 “최근 경제 활동은 지표상으로 안정적 속도로 확장하고 있으며 일자리 성장은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견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물가 상승은 지난해에 비해 완화됐지만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위원회는 오랫동안 최대 고용 및 물가 상승률을 2% 목표로 설정해 왔다”며 “이 같은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위험은 더 좋은 균형점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판단하지만, 경제 전망은 불확실하고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여전히 높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기준금리 동결 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조심스레 기준금리 ‘조기 인하’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이들은 최근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어느 정도 안정됐다는 통계와 지난달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9%로 2021년 3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2%대로 복귀한 점 초점을 두며 이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르면 3월부터 금리를 인하하고, 올해 최대 6~7차례 금리를 지속적해서 내릴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연준은 이와 관련해서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연준은 “물가상승률이 정책목표치인 2%로 복귀한다는 ‘큰 확신’을 얻기 전까지 기준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FOMC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이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내릴 정도로 충분한 자신감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상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는 발언으로 보인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조건은 ‘물가상승률 2%’

▲ 인플레이션 (사진제공=연합뉴스)
▲ 인플레이션 (사진제공=연합뉴스)

앞서 제시했듯 연준은 이번 FOMC 회의서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해서 이동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을때까지”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즉, 연준이 목표로 하고 있는 물가상승률은 2%이며 이에 도달해야 금리 인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어떻게 변해왔으며, 현재의 수치는 어느 정도일까?

지난해 1월 6.4%로 시작한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같은 해 6월 3%까지 내려오며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소폭의 등락을 거듭한 후 12월 3.4%로 막을 내렸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CPI 지수가 나쁜 수준은 아니지만, 디스인플레이션 진행 속도가 여전히 느리다는 점에서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금리는 언제 내려간다고?

연준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연준이 3월 FOMC에서 금리를 0.25%p 인하할 가능성은 35%대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70%를 웃돈 것과 상반된 결과다. 이에 시장의 기대는 5월 FOMC 회의로 옮겨가는 추세다. 페드워치는 오는 5월 있을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집계한 결과 전날 85%에서 95%로 가파르게 성장했다고 전했다.

국내 경제·금융 전문가들 또한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2분기(4~6월) 경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보고서에서 “금리인하 시점을 예측할 수 있는 강한 시그널을 주지 않았지만 금리인하 시점이 근접했음을 분명히 시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5월 또는 6월 중 미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1월 FOMC 결과는 예상대로 3월 인하 기대는 축소한 한편, 양적긴축(QT) 가능성을 남겨뒀으며 연내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다”며 “이를 고려할 때 올해 6월부터 인하를 단행하며 연내 세 차례 정도로 점진적인 속도로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는 기존의 예상을 유지한다”고 분석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향후 미 연준의 통화정책은 금리 동결에서 인하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한다. 6회 연속 금리 동결하는 올해 5월 회의 이후인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25bp 인하가 개시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언제부터 개시될 수 있을까?

우선 연준의 동결 결정으로 오는 2월 22일에 있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 결정이 나오기는 어려워졌다. 연준이 네 차례 연속 금리 동결 결정을 한 이상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경우 한국과 미국 간의 금리 차가 지나치게 벌어져 외화 유출 등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과 미국 간의 금리 격차는 2%p 수준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을 하반기 이후로 예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준의 동향과 파월 의장의 발언 등으로 미뤄볼 때 미국의 피벗(pivot·방향 전환)이 일러야 5월이나 6월에나 가능하고 연준의 인하를 확인한 이후에야 한국이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상황에 대해 “내수 부진과 부동산 PF 등에 따른 유동성 우려를 고려해 한은이 하반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며 “미국 연준의 6월 인하를 전제로 한은의 7월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2024년 한국경제 전망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2024년 한국경제 전망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시기에 대해 ‘빨리 내리긴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지난 1일 이 총재는 “전 세계가 금리를 빠르게 올릴 때 저희(한은)는 국민 부담을 낮추기 위해 가급적 천천히 올렸다”며 “미국, 유럽 등 국가들이 (금리를) 빨리 내린다고 해서, 저희가 빨리 내릴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를 섣불리 내리면 돈이 부동산으로 갈 것”이라며 “물가가 안정되는 수준을 보고 금리를 내릴 것이고, 경제 성장 문제는 구조적 문제 해결 없이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했다.

 

더퍼블릭 / 신한나 기자 hannaunce@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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