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현미경] IPO 재도전 케이뱅크, '대어' 출몰하는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까

[업계 현미경] IPO 재도전 케이뱅크, '대어' 출몰하는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까

  • 기자명 박소연 기자
  • 입력 2024.02.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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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가 지난해 상장을 일시 중단 한 후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3년간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평잔 30% 이상'으로 완화한 영향 등이 장기적으로 몸값 산정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상장 추진을 중단했던 기록이 있는 만큼 인뱅 전반의 상황보다 내부적으로 실적 성장 및 외연 확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인뱅 3사 중 가장 먼저 IPO에 성공한 카카오뱅크, 본격적 상장 준비에 나선 비바리퍼블리카(토스)까지 쟁쟁한 라이벌을 상대해야만 한다.

토스는 최근 IPO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했는데,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기업가치를 최대 20조원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이같은 분위기가 케이뱅크에 호재가 될 수도 있다. 방점이 ‘케이뱅크’가 아닌 ‘인뱅’에 찍히면 몸값 산정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가장 중요한 ‘실적’이 부진해 문제다. 케이뱅크는 지난 3분기 순이익이 1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4% 감소했다. 이자이익이 115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7% 늘었지만 3분기에만 630억원의 충당금을 쌓으면서 순이익이 감소했다.

궁극적으로 케이뱅크가 원하는 수준으로 몸값을 올리기 위해서는 결국 수익성 지표를 개선해야한다.

토스뱅크는 증권‧은행‧보험을 종합한 앱으로 고객의 일상의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케이뱅크는 확실한 특기로 내세울 만한 서비스는 부족한 현실이다.

케이뱅크가 올해는 IPO 추진 중단을 반복하지 않고 몸값을 끌어올려 성공적으로 시장에 입성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제공 = 케이뱅크 
사진제공 = 케이뱅크 

 

기업공개 재추진

케이뱅크는 지난달 18일 이사회를 열고 IPO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최근 주관사 재선정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 앞서 토스가 주관사 선정을 마치면서 대형증권사들이 잇따라 주관사 후보에서 이탈해 시간이 걸리는 모양새다.

업계에선 토스가 높은 몸값을 호가하면서 증권사 선정을 마무리했고, 기업 경쟁력 측면에서도 앞서는데 주관사 선정까지 선택지가 줄어들어 IPO 추진에 힘이 빠졌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케이뱅크가 상장 추진을 중단했던 기록이 있는 만큼 올해도 유사한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9월2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상장 준비를 했다. 주요국의 긴축 통화정책 등으로 시장 상황과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 등이 작용했다.

이후 증권신고서 제출 마감 기한을 닷새 앞둔 지난해 2월2일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 당시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JP모건,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했고, 공동 주관사로는 삼성증권을 선택했다.

최 행장은 이달 초 취임사에서 고객을 향한 재도약을 선언하며 “고객에게 신뢰받는 테크 리딩(Tech-leading) 뱅크”가 되자고 강조했다.

또 “IPO는 케이뱅크가 고객을 향해 또 한 번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철저히 준비해 구성원 모두와 함께 성장하는 케이뱅크가 되겠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토스(비바리퍼블리카) 상장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몸값이 15조원 이상으로 제시되는 상황 등은 오히려 케이뱅크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중요한 건 상황이 아닌 기업 자체의 가치이기 때문에 케이뱅크의 성장 동력이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사진제공 = 케이뱅크
사진제공 = 케이뱅크

 

핵심은 내실 다지기

지난해 3분기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256억원) 대비 약 48.4% 감소한 132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감소는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꾸준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에 역대 최대인 약 63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한 결과라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케이뱅크는 중·저신용대출 비중 확대 등 포용금융 실천에 따른 연체율 증가를 사전에 대비하기 위해 3분기에 전년 동기(321억원)의 2배에 가까운 충당금을 적립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러한 케이뱅크 실적은 다른 인터넷은행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토스뱅크는 작년 3분기 순이익 86억원을 기록하면서 출범 2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카카오뱅크의 작년 3분기 순이익은 9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 확대됐다.

일각에선 올해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 목표치를 평균잔액 30% 이상으로 완화한 영향으로 케이뱅크의 충당금 적립 부담도 지난해보단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한다.

다만 수익성 개선과 포트폴리오 확대는 필수적인 과제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은행권 최초로 비대면 아파트 담보 대출을 선보였고, 이 외에도 현재 ▲전세대출 ▲예금 적금 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사잇돌 대출 ▲사장님 신용대출 ▲사장님 보증서대출 ▲사장님 중신용 보증서대출 등을 취급하며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다만 후발주자인 토스뱅크보다도 가입자 수 증감 추이와 수신 규모에서 밀리는 현실이다. 이미 수신 잔액 면에서는 지난해 말 토스뱅크가 케이뱅크를 앞섰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19조1000억원, 토스뱅크가 2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가입자 수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케이뱅크의 누적 고객수는 953만 명인데, 토스뱅크는 최근 간담회를 통해 고객수 9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불과 50만명 차이인 것이다. 업계 선두 카카오뱅크 고객수는 2300만명이다.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케이뱅크 각 사 로고 / 제공 = 각 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케이뱅크 각 사 로고 / 제공 = 각 사

 

제4인터넷은행 등장 예고

이러한 상황 속, 제4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 중인 주체들이 속속 등장하며 긴장감은 더해지는 모양새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제4 인터넷은행 인가를 받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U뱅크·소소뱅크·KCD뱅크 컨소시엄 등 3곳이다.

이달 구성된 U뱅크 컨소시엄에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대출업)체 렌딧, 자비스앤빌런즈,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 트레블월렛, 현대해상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소상공인연합회가 주축이 된 소소뱅크설립준비위원회가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소소뱅크설립준비위원회는 자본금 1조원으로 내달 중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KCD뱅크도 올해 상반기 중 인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가 지난해 7월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 방식을 변경한 이후 속속 도전장을 내미는 컨소시엄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기존에는 금융당국에서 인가 방침을 발표해야 인가 신청 등의 절차가 진행됐지만, 사업자가 인가를 신청하면 건전성과 사업계획을 심사해 신규 인가를 내주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금융당국은 새로운 인터넷은행 인가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기존 인가 요건인 ▲ 자본금 요건 ▲ 자금조달 방안 ▲ 주주구성 계획 ▲ 사업계획 외에도 중금리대출 계획, 신용평가모델(CSS) 등을 인가 요건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요건이 안 되는 사업자가 다수 신청하는 건 당국 입장에서도 행정력 낭비"라며 "대주주의 자본조달능력, 사업의 혁신성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공표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더퍼블릭 / 박소연 기자 syeon0213@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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