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명절이면 더 커지는 '내 집 마련' 걱정…주담대, 왜 인터넷 은행으로 쏠릴까?

[추석특집] 명절이면 더 커지는 '내 집 마련' 걱정…주담대, 왜 인터넷 은행으로 쏠릴까?

  • 기자명 박소연 기자
  • 입력 2023.09.29 09:48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인터넷은행은 ‘주담대 블랙홀’로 불린다. 규모가 훨씬 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보다 대출 잔액 증가세가 가파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터넷은행으로 주담대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금리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에 수요가 집중되는 만큼 건전성 지표에도 눈길이 간다. 최근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중·저신용대출 연체율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대출 연체율 증가세는 더욱 가파른 상황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중·저신용대출 연체율이 4%대를 뛰어넘으며 인뱅 3사 평균연체율(2.79%)을 훌쩍 뛰어넘어 업계의 시선이 집중된다. 대손충당금 적립율도 (지난 6월 말 기준) 인터넷은행 중에서는 가장 낮아 손실흡수능력 측면에서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들을 상대로 주담대 영업에 몰두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보겠다며 현장점검을 시작한 상황이다. 또 일각에서는 주담대와 관련해 인터넷은행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주도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업권 전체에 긴장감이 도는 모양새다.

 


사진제공 = 연합뉴스 

 

인터넷은행이 '주담대 블랙홀' ?

[더퍼블릭=박소연 기자] 지난 7~8월 두달간 인터넷 은행의 주담대 증가액이 2.3조 규모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 한 곳에서만 잔액이 2조원 가까이 증가했는데, 이러한 증가세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비교했을 때 가파른 추이다.

최근 인터넷은행들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8월 말 주담대(전월세대출 포함) 잔액은 약 19조3천17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말(17조3천223억원)과 비교하면 1조9천950억원(11.5%) 늘어난 기록이다.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6월 말 3조6천934억원에서 8월 말 4조655억원으로 3천721억원(10.1%)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이 같은 기간 511조4천7억원에서 514조9천997억원으로 3조5천990억원(0.7%) 확대됐는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성장세는 더욱 돋보인다.

5대 은행 주담대 잔액 증가 폭이 가장 컸던 곳은 우리은행(1조5천442억원)인데, 카카오뱅크 증가액이(1조9천950억원) 이를 뛰어 넘었다.

최근 들어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주도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전체 주담대 시장에서 인터넷은행의 비중은 잔액 기준으로 약 2%에 불과해도 시중은행보다 훨씬 증가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터넷은행으로 주담대 수요가 몰리는 것은 금리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지난 7월 중 신규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각각 연 4.16%, 4.1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평균금리 (카카오뱅크 4.02%, 케이뱅크4.14%)보다 오른 기록이지만 5대 은행(4.28∼4.70%)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주담대 금리를 내리고 특판을 진행하면서, 지난 4∼5월 중에는 평균 금리가 3%대로 내리기도 했다.

이렇게 금리가 내려가면서 시중은행 대출을 이용하고 있던 고객들의 대환 수요도 쏠린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최근 신규취급액 중 50∼60%가 대환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제공 = 케이뱅크 

 

'자산건전성' 적신호 켜진 인터넷은행…케이뱅크의 경우

인터넷 은행들이 주담대 수요를 빨아들이는 상황인 만큼 자산건전성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계속되는 고금리 상황 속 중·저신용대출 공급을 늘린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 3사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뛰었으며, 특히 케이뱅크는 중·저신용대출 연체율이 사상 처음으로 4%를 넘어섰다.

최근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1.20%를 기록했다.

인터넷은행 신용대출 연체율은 3개 회사의 신용대출 연체액을 신용대출 잔액으로 나눈 수치다.

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 2021년 0.3% 수준에서 유지됐지만 ▲지난해 6월 말 0.42%→12월 말 0.77% ▲올해 6월 말 1.04%, 8월 말 1.20%까지 올랐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토스뱅크가 1.58%로 가장 높았고, 케이뱅크가 1.57%, 카카오뱅크가 0.77%로 집계됐다.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대출만 연체율 증가세는 더욱 가파른 상황이며,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말 기준 3사의 중·저신용대출 연체율은 2.79%로 집계됐다. 2021년 말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0.8%대를 유지했지만 지난해부터 상승해 올해 6월 말 기준 2.46%를 기록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케이뱅크가 4.13%로 가장 높았고 그 뒤로는 토스뱅크 3.40%, 카카오뱅크 1.68% 순이었다.

이처럼 인터넷은행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지난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10차례에 걸쳐 인상하면서, 연 0.50%였던 기준금리는 현재 3.50%까지 3.00%p(포인트) 높아졌다.

이러한 상황 속, 인터넷은행들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중·저신용대출 공급은 줄이고, 대손충당금 적립액을 늘리는 추세다.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 신규공급액은 올해 1∼8월 4조74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4조2천617억원, 하반기에 4조6천274억원 공급했다.

전체 신용대출 신규공급액에서 중·저신용 신규공급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44.1%에서 하반기 34.7%, 올해 1∼8월 26.7%로 축소되는 추세다.

반면 올해 상반기 인터넷은행 3사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3천810억원으로 1년 전(1천928억원)보다 97.6% 확대됐다.

대손충당금 잔액 또한 지난해 상반기 3천81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8천432억원으로 늘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들의 충당금 적립 추이에 대해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지난 6월 말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82.4%로 인터넷은행 중 가장 낮았고 지난해 6월 말 221.4%보다 37%p 떨어졌다. 카카오뱅크(276.4%→229.3%)와 토스뱅크(1,263.7%→227.6%)도 지난해보다 축소됐다.

지난해 9월 케이뱅크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왔지만 올해 2월 IPO 추진을 중단했다.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한때 7조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지금은 반 토막이 난 상태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올해 상반기 케이뱅크는 25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9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45% 가량 하락한 성적이다. 이에 케이뱅크의 IPO 연내 추친은 사실상 어렵고, 떨어진 몸값을 언제 회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

지난해보다 대손충당금을 2배 쌓는 등 건전성 관리에 나섰지만, 당분간 높은 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이 더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제공 = 연합뉴스 

 

주담대 유리하게 받으려면?…"고정VS변동 고민 커지네"

대출금리 상승세 속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지난달 85%에 달했다. 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측하는 소비자들이 변동형보다 고정형을 선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6월 연 4.20%에서 7월 4.22%로 0.02%p, 변동형은 연 4.41%에서 4.45%로 0.04%p 올랐다.

전체 주담대 금리는 5월 연 4.21%에서 6월 4.26%로 오른 데 이어 7월 4.28%로 다시 0.02%p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6월에 이어 7월까지 2개월째 상승한 수치다. 7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신규취급액 기준) 고정금리 비중은 52.9%로 한 달 전보다 2.1%p 상승했다.

이는 금리상승 기대 강화, 금리차 확대로 인한 고정형 주담대 대출수요 등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 고정금리 대출상품은 은행의 위험 감수 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에 변동형 상품보다 금리가 높다. 그런데 기준금리가 정점에 올랐다는 판단 아래 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대비하기 위해서 고정금리를 낮게 책정했고,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특례 보금자리론 금리를 역전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달 금융위원회는 이세훈 사무처장 주재로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주택금융공사, 은행연합회, 금융연구원 등 유관기관과 함께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를 열고, 특례보금자리론은 대상 범위를 좁혀 서민·실수요층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시중은행의 가계 대출 관리 강화를 위해 장기 주담대가 '상환 능력 내 대출'이라는 원칙을 훼손하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변동금리 대출에 대해서는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엄격한 수준의 DSR 규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DSR 산정 시 일정 수준의 가산 금리를 적용하는 '스트레스(Stress) DSR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연 소득 5천만원인 차주가 금리 4.5%로 DSR 40%에 50년 만기로 대출할 경우 가산금리 1%포인트(p)가 적용되면 기존에 4억원이던 대출 가능액이 3억4천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고정형과 변동형 상품을 고민하는 이들 중 일부는 일단 금리가 낮은 고정형 주담대를 선택 한 후에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될 시점에 대출을 갈아타는 방법도 고민해볼만 하다고 말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고정형 대출을 장려하고 있는 만큼 은행들이 변동형보다 금리를 낮게 설정하고 있다”며“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추후 대환을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더퍼블릭 / 박소연 기자 syeon0213@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